세종시에서도 소녀상 호수공원에 세워질 듯…

모금 1000여명 동참…건립장소 등 논의 활발

지난 3월 1일 대전에서 평화의소녀상(이하 소녀상)이 제막된 데 이어 70주년 광복절을 즈음해 세종에서도 소녀상 건립이 본격화됐다. 세종 소녀상은 순조로운 시민 모금 과정 속에 이달 중순 결성총회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3일 제막될 예정이다.

다만 대전·세종의 소녀상 건립과는 달리 충남은 민·관의 엇박자 속에 소녀상 건립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양상이다. 세종평화의소녀상건립시민추진위원회는 오는 19일 오후 세종시청에서 결성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소녀상 건립 장도에 오른다. 오는 10월 3일 소녀상 제막을 목표로 한 시민모금 작업도 순조롭다.

세종 소녀상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모금액이 3500만 원 정도로 계속 모금을 진행 중이다. 개인과 각 기관 단체 등 1000여 명이 모금에 동참했다”며 “시에서는 부지조성이나 향후 관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평화의소녀상추진위에 따르면 소녀상 건립 장소는 세종호수공원이 유력시된다. 또 소녀상의 모습은 기존 소녀상과는 다른 모습으로 제작돼 제막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민의 세종 소녀상 건립 움직임에 시도 합심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주 세종소녀상추진위와 만남을 갖고 입장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 또 직원들 모금 운동 등을 통해 소녀상 건립 열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이 주부터 추진위와 조율 등 논의를 하고 있다. 추진위가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시에서도 노조 차원에서 직원들의 모금운동이 전개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반면 충남평화의소녀상 건립은 민과 관의 엇박자 속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충남평화의소녀상 건립 시민 추진위원회는 소녀상의 8·15 제막을 목표로 충남도와 협의를 했지만 원활한 소통은 이뤄지지 않아 계획은 어그러졌다. 향후 추진계획이 불투명한 상태로 추진위 내부에서는 ‘끝났다’는 장탄식마저 나오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충남도 차원의 소녀상 건립은 끝났다고 본다. 더 이상 도와 진행하지 않을 생각이다. 향후 충남 추진위는 시군 차원의 소녀상 건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예정됐던 8·15에 소녀상 건립을 하지 못해 많이 아쉽다”고 토로했다.충남도는 소녀상 건립 계획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내부적으로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도 관계자는 “소녀상 건립을 위해선 내부적으로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충남은 대전 같은 시단위가 아니라 도민들이 흩어져 있다. 사람이 안 다니는 곳에 소녀상을 건립하면 관리 문제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 소녀상 추진위는 앞으로 시·군 단위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천안 소녀상 건립움직임에 발맞춰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15일 시장면담을 한 뒤 시민 모금 등을 통해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맞춰 소녀상을 제막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충남지역의 소녀상 건립 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추진위가 추진력을 갖추고 소녀상 건립 본연의 역할을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충남 추진위 관계자는 “추진력이 부족했고 도에 기대려는 측면이 있었다. 또 다른 사회문제가 계속 발생해 소녀상 건립에 집중할 수 없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대열 기자

최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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