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벚꽃은 비늘이 떨어지던 날

섬 같은 배 한척 거친 바다 밑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들어같다

물불 안 가리는 탐욕, 사나운 기세에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그곳엔 그저 망연히 탄식하는 구경꾼들로만 그득헸다

숨 한번 크게 쉬어보지 못하고

먼 먼 소풍길로 접어든 우리 착한 아이들

죽음보다 더 깊은 외로움 속에 스러져간 꽃봉오리들

이별도 만남처럼 가벼울 수 있다면

한낱 지금의 우울쯤은 연기처럼 날려버릴 수 있을 텐데

약이라도 써보고 한 없이 울어버릴 수만 있다면

이젠 어떻게 이 세상 살아가야 할지---

세월이 바뀌고 또 그렇게 무심히 굴러갈 텐데

아픔은 아픔만으로 그냥 끝내주질 않는다

然石 강성배

1957년 전북군산출생

2014년6월“한맥문학”시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맥문학가협회 회원

불교문인협회 회원

김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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